인터내셔널 페이퍼(International Paper, IP)는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수백 명의 직원 해고와 시설 폐쇄가 잇따르면서, IP의 전략과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IP가 내세운 "80/20 운영 모델"은 이 과정의 핵심 배경으로, 이 모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회사의 미래 방향성을 어떻게 재편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P가 추진 중인 80/20 모델은 사업 구조의 단순화를 목표로 한다. 회사 전체 자원을 20%의 핵심 사업에 집중하여, 이들 사업에서 80%의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기존의 복잡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도를 반영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회사는 비핵심 사업에서 손을 떼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하며,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이 전략은 IP가 한때 신사업으로 내세웠던 나노 셀룰로오스 사업에 대한 사실상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인지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분명한 것은 나노 셀룰로오스는 IP가 기술 혁신을 통해 포장재 외에도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려 했던 사업이지만, 현재 회사가 포장재와 같은 전통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이는 회사가 미래 지향적인 신기술 개발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기존 사업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경영적 측면에서는 신사업의 성과가 너무 오래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적 전환이 가져온 결과는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IP는 올해 들어 미주 본사와 제조 시설에서 650명을 해고했으며, 일리노이,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등 4개 주의 포장 시설 폐쇄로 인해 수백 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공식적으로는 정확한 전체 해고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기존 발표를 종합하면 최소 1,000명 이상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대규모 해고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회사의 내부 조직 재편과 관련된 구조적 변화의 일부로 보인다.

IP가 이렇게까지 많은 직원을 해고하면서 본토 생산을 축소하는 이유는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라는 명목이다. 2023년 CEO로 취임한 앤디 실버네일(Andy Silvernail)은 회사가 지난 10년간 성과 저하를 겪었다고 언급하며 강력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DS 스미스 인수를 통해 글로벌 포장재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하려는 행보와 본토 내 대규모 구조조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은 다소 모순적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을 위해 국내 생산 기반을 축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결국, IP의 이번 구조조정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 선택이 직원들과 지역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포장재 사업에 몰두하며 핵심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려는 IP의 전략은 수익성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지만, 신사업을 포기하고 인력을 대규모로 축소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혁신성과 사회적 책임이 희생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IP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리고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구조조정이 단순한 숫자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회사와 업계 전반에 중요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80/20 모델이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단기적 수익성에 치중한 선택으로 남게 될지는 앞으로의 시간을 통해 평가될 것이다.

아니면, DS스미스 인수로 실탄이 부족한 것인가?

- 이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