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이다.

지난해 말 구주 제지 대기업 스머핏카파가 미국 No.2 웨스트록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연 매출 46조원 규모의 초대형 글로벌 제지메이커의 탄생을 알렸다.
당시 밝혀진 인수금액만 15조원에 달한다. 국제 제지업계 파워랭킹에 엄청난 지각 변동을 예고했는데 한편에는 연일 산업 규모 감소세를 보이던 미국 제지업계에 위기가 왔다고 판단하게 했다.

또 한편에는 올해 2월 제지업계에는 영국 제지 대기업 Mondi가 DS 스미스를 인수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몬디가 서구주(영,프,스페인) 패키징 시장을 꽉 잡고 있고, 구주 박스지 랭킹 2위인 DS스미스가 중앙, 동구주(터키 8개 공장, 폴란드 3, 독일 2 등)를 잡고 있으니
두 회사가 합치면 구주지역 한정 최대 제지 메이커가 될 수 있는 시너지가 분명했다. 알려진 인수 오퍼만 DS스미스 전체 주식 인수 조건으로 33% 프리미엄을 더한 14조원이었다.

이렇게 된다면 미주시장 톱메이커인 인터내셔널 페이퍼는 이제 구주에서 완전 밀리는가 싶었다.
인터내셔널페이퍼는 최근 마크 서튼 회장이 사임하고 나노-화이바 신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내부 사정도 좋지 않다.
그런데 신임 앤드류 실버네일 회장이 초강수를 던지며 판세를 뒤집어 버렸다.

인터내셔널 페이퍼가 무려 48%의 프리미엄을 더하고 DS스미스 주식의 전체가 아닌 66%를 무려 13.5조원에 인수한 것이다. (거래 완료 예정은 올해 4분기)
양사가 합치면 연매출 38조원 규모의 또 다른 초대형 글로벌 제지메이커가 탄생한다.
앤드류 실버네일 회장은 이번 인수 관련 인터뷰에서 인터내셔널 페이퍼의 구주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목적을 분명히 했다.
한마디로 구주에서도 전혀 밀릴 생각이 없고, 새로 탄생한 스머핏-웨스트록(신규 사명)과 제대로 붙어보겠다는 것이다.
구주 톱메이커가 미주 2위와 손을 잡았고, 반대편에는 미주 톱이 구주 2위와 손을 잡았으니 앞으로의 경쟁 구도가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동양권 최대 메이커 중국 구룡제지는 어떻게 될지 우려가 된다.
구룡제지는 2025년부로 생산량 2위인 IP사와 두 배이상 생산캐파 차이를 만들고 제지업계 '초격차' 를 향하고 있다.
그 많은 물량을 동양권에서 다 소화는 못할 것이고 분명 구주와 미주를 노리고 있을테인데 지난 6개월간의 초역대급 지각변동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더욱 견고해졌다.
혹시 미주시장을 휘젓고 있는 화교 재벌가 첫째아들 소유 페이퍼-엑설런스와 손을 잡을지, 아니면 이미 잡았는지 의문이다.

- 이 상 -